본문 바로가기
보고 듣고 읽을 것/오후

책, 태양을 기다리며- 츠지 히토나리

by goodsunnymonday 2010. 3. 28.
반응형






태양을 기다리며,

츠지 히토나리, 냉정과 열정사이 Blu의 작가,
글을 쓰고 음악을 하기도 하고. 배우나 감독이 되기도 한다.
그의 글은 그의 이름을 보며 책을 집어 들게 하는 힘이 있다. 

태양을 기다리며....

시로,  영화속 소품들에 세월을 덧입히는 일을 한다.
현재, 이십세기의 마지막 즈음.
머리에 총상을 입고 식물인간이 된 형 지로, 자신이 일하는 현장의 스크립터이자 형 지로의 지난 연인 도모코, 독보적 존재인 자신이 맡은 영화의 감독 이노우에, 시로의 하루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다. 

1930년대 난징에서 보았던 그날의 태양을 재현하려는 감독에 의해 하늘만 바라보며 살던 날들 중, 시로는 발신 번호가 숨겨진 전화를 받게 된다.
전화를 건 상대는 후지사와. 형 지로에게 빼앗긴 가방을 찾기 위해 시로를 협박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가방안에 든 것은 '루즈마이메모리', 괴로운 기억을 잊게 해준다는 신종 마약 이었다.

치명적 총상을 입은 채 죽음의 문앞에 선 지로,
후회스러운 과거를 잊지 못하고 태양을 기다리는 이노우에, 
죽어가는 지로를 포기하지 못하는 도모코,
불편한 출생의 진실을 안고 사는 후지사와,
1930년대의 난징과
원폭 투하 직전의 히로시마,
이십세기말의 도쿄,신주쿠
시공간을 넘나들며 그들의 낡고 괴롭고 그리운 과거가 촘촘히 드러난다.

괴로운 과거의 기억들에 힘들어 하는 그들이,
과거를 지우지 않은채로
드디어 만나게 되는 새로운 세계의 빛,
어지롭고 탁한 과거를 뚫고
떠오르는 그 빛으로 책은 마지막을 장식한다.





애를 태우며 기다리던 태양이 떠오르고 잊어야만 살것 같던 기억을 품은채 살 수 있게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난 것만 같고,
그렇지만,,,,
루즈마이메모리,
루즈마이메모리,
딱 한번만...